사회

"세월호 'J자' 급선회, 조타 실수 아닌 좌현 경사 때문"

호랑이277 2014. 10. 5. 14:29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세월호가 사고 해역에서 'J'자 형태로 급격하게 우회한 것은 조타 실수와 조류의 영향이 아닌 복원성 상실로 발생한 좌현 경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일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청해진해운 임직원, 화물 하역업체 관계자 등에 대한 제12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세월호 화물 선적과 고박을 담당했던 우련통운의 피고인들이 신청한 모 해상보험업체 대표이사 김모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증인과 관련 없는 김한식(72) 청해진해운 대표 등 일부 피고인은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대표의 해상보험업체는 국내 해상에서 발생하는 해운 사고와 관련한 자문, 충돌 시뮬레이션 등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대표는 모형 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동영상을 자료로 제시하면서 세월호의 급격한 'J자' 우회 원인은 "좌현 경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영상에는 무거운 추를 실어 왼쪽으로 기운 모형 배를 뒤에서 밀자, 배가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돌아가는 움직임이 담겨 있었다.

김 대표는 "왼쪽으로 기울어 있는 배를 밀면 왼쪽으로 돌아갈 것 같지만 동영상처럼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돈다"며 "세월호가 (J자 형태로)급격하게 우회한 것은 배가 왼쪽으로 기울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를 써서 돌 경우 선회경(배가 도는 반경)이 배 길이의 4~6배 정도"라며 "하지만 사고 당시 세월호는 2~3배에 불과했다. 세월호는 좌현으로 기울면서 선회 반경보다 더 적게, 급격하게 우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의 급격한 우회 원인으로는 "그 순간 복원력이 확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선적된 화물이 좌현으로 이동할 정도로 급격히 기울었다면 복원성 문제에 의한 사고로 볼 수 있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선박 전복 원인은 외력 아니면 자체 문제다. 외력은 없었고 타만 써서 전복됐다면 복원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청수나 연료 등이 출항 때보다 소모돼 복원력이 더 악화된 것 아니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김 대표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어 "(여객선인)세월호는 승객이 많기 때문에 연료 소비나 청수의 사용량이 많다"며 "연료와 청수는 보통 배 밑 부분에 싣고 가기 때문에 갈수록 복원력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연료와 청수가 줄어들면서 복원성이 점점 약해진 세월호의 경우 어느 순간, 5도 가량의 타만 써도 급격하게 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조타수가 사고 당시)과도한 타를 썼다는데 충돌 위험 등 과도한 타를 쓸 이유가 없다"며 "사고 이전보다 조금 더 타를 썼을 가능성은 있지만 확 돌리는 것은 어렵다"며 조타 실수에 의한 사고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5도 이상 조타를 하지 못할 경우 충돌 사항에 대비한 대각도 변침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복원성 확보가 안 된 세월호는)출항해서는 안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침몰 사고는)복원성 상실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복원력이 있었다면 이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김 대표의 증언은 조타 실수와 조류의 영향 때문에 세월호가 기울어 침몰했다는 전문가 자문단의 견해와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조타 실수가 아니다"는 김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김 대표의 주장이 "조타수가 15도 가량 타를 돌렸다"는 다른 승무원들의 증언과 엔진 정지 등의 당시 상황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증언의 객관성을 문제 삼았다.

또 복원성이 어떤 근거에 의해 어느 정도 상실 됐는지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부실한 고박이 세월호 침몰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 지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들의 변호인 간 법정 공방도 벌어졌다.

김 대표에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모 해운업체 대표이사 고모씨도 컨테이너 등 화물의 쏠림 현상과 부실한 고박이 세월호 사고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고씨는 지난 1889년 자동차 운반 전용선에 승용차 500대를 싣고 대서양을 건너던 중 고박 장비가 터져 60% 가량의 차량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손상되는 사고를 당한 바 있다. 당시 선박은 좌측으로 3도 가량 기운 상태에서 운항을 계속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고씨는 "(선박이 급격히 기울어도)복원력이 충분하다면 선박은 제자리로 돌아와 항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련통운 측 변호인의 '복원력이 좋다면 고박 불량으로 화물 쏠림현상이 발생해도 선박이 더 기우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반면 검찰은 고씨를 통해 고박 작업은 전문성이 필요한데도 자격이 없는 우련통운이 고박을 한 것은 의문이라는 취지의 증언을 끌어냈다.

고씨는 '세월호처럼 복원력 상실한 배라면 고박을 더욱 철저히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기사입력 2014-10-02 17:28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6111227

 

 

 

"세월호 'J'모양 선회는 조타보다 선박 경사 영향"

 

 

피고인 측 신청 증인, 검경 수사본부 전문가와 배치된 주장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세월호가 침몰 직전 'J'자 모양으로 진행한 것은 조타보다는 선박 경사의 영향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상 손해사정 업체 대표 김모씨는 2일 선사 청해진해운과 화물 하역업체 우련통운 등 관계자 11명에 대한 12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모형 배를 이용한 실험 영상을 통해 세월호의 항적을 설명했다.

 

 

김씨는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면 선수가 왼쪽으로 돌면서 나아갈 것 같지만, 실제는 오른쪽으로 진행한다"며 "(2008년 여수 해상에서 침몰한)이스턴 브라이트호도 비슷한 항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통상 선회 반경은 배 길이의 4~6배에 달하지만, 배가 기운 상태에서는 2~3배로 줄어들고 세월호도 오른쪽으로 선회할 때 그 반경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그는 진술했다. 조타보다는 복원력 문제로 배가 기운 것이 침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조타 실수를 강조한 검경 합동수사본부 전문가 자문단의 분석결과와 배치된다.

 

자문단은 조타수가 조타기를 5도가량 돌렸다가 타효(조타효과)가 없자 15~35도가량 조타를 심하게 해 배가 30도가량 왼쪽으로 기울면서 침수와 침몰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김씨는 고박보다는 복원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선박 관리책임을 부각시켰지만 엔진 정지 등 세월호의 세부 상황과 조건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 분석이라는 평가가 나와 증거가치는 의문스럽다. 

 

김씨는 청해진해운과 책임 소재를 놓고 법정 공방 중인 우련통운 피고인 측의 신청으로 증언하게 됐다. 

 

김씨에 앞서 증인으로 나온 해운대리점 대표 고모씨도 복원력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기소된 우련통운 직원의 친구라고 밝힌 고씨는 우련통운에 우호적인 내용의 증언으로 일관했다.  

 

승무원이 아닌 선사 관계자들의 재판을 처음으로 방청한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은 피고인 친구의 증인 출석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14/10/02 17:30 송고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10/02/0200000000AKR20141002183200054.HTML?from=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