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천안함

“사고 지점에 암초 있었다는데”

호랑이277 2012. 5. 23. 04:45
‘천안호 침몰 진상규명특위’를 구성한 민주당은 30일 오전 해경 경비국장을 불러 자체 조사를 벌이는 등 진상규명 활동에 들어갔다. 문희상 특위위원장은 “진상규명-사후방지대책-수습절차상의 허점이 무엇이었는지를 자세히 따져 국민들께 소상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사건발생 6일이 되도록 사고원인 등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지 않자 정부와 군 당국이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근접작전 펼친 이유 = 민주당이 던진 첫 번째 의문은 ‘천안함이 왜 백령도 해안에 근접해 있었느냐’이다.

낮은 수심으로 암초에 걸릴 위험이 높은 해안 1.8km 지점까지 근접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국회 국방위에서도 야당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군 당국은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국회 국방위에서 군 당국은 미군과 합동으로 진행 중인 독수리훈련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부인하면서 ‘NLL 경계임무’라는 추상적 답변에 그쳤다. 근접해역 투입경위에 대해선 “기상상태가 나빠 고속정이 묶이면서 초계함인 천안함이 근접해서 임무를 수행하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한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진상규명특위 간사인 안규백 의원은 “기상상태가 나쁘면 함선은 수심이 깊은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맞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고속정 지원업무를 맞는 초계함이 위험을 무릅쓰고 근접해역의 작전에 투입된 배경이 무엇이냐를 밝히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어뢰·기뢰 이어 암초충돌까지 = 두 번째 의문은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무엇이냐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200톤급 초계함이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나서 침몰한 원인이 기뢰, 어뢰 등 강력한 외부 충격에 의한 것으로 모아졌다. 그러나 잠수사 요원 들이 선미 부분에 대한 수색과정에서 선체의 절단부분이 자로 잰 듯이 잘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3의 원인설이 제기된 상황이다.

민주당 특위는 특히 30일 해경 김수현 경비안전국장의 진술에 주목하고 있다. 김 국장은 “사고발생 지점 해저에 암초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특히 “(함정이) 암초에 부딪혀 엔진 이상이 생기면 스크루(추진 프로펠러)가 정지된다”며 “암초라는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강래 원내대표가 ‘배가 암초에 부딪혀 넘는 과정에서 무게중심이 뒤에 있는 배가 부러진 것 아니냐는 제보가 있다’고 한 데 대한 답변이다.

그러나 장수만 국방부 차관 등 군 당국은 이날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비공개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사고 해역을 면밀하게 조사한 결과 사고 원인이 암초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손발 안 맞는 실종자 수색 = 승조원 구조와 실종자 수색 등 사후 수습과정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당 특위 문희상 위원장은 “구조된 58명 중에 56명은 해경정이, 2명은 판공선에서 구했다. 해군에 의한 구조는 단 한명도 없었다”면서 “대통령과 정부당국에서는 초동초치가 완벽했다고 하지만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사고 발생시각에 대한 당국의 발표가 수시로 바뀌고, 당시 상황을 촬영영상에 대한 공개를 놓고 군과 정부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실종자 가족과 국민들의 불신만 키웠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당국이 진상을 밝히기는커녕 생존자 중 48명을 통합병원에 몰아넣고 사실상 격리시켰으며, 병사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면서 “진상 은폐 시도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31일 당 진상규명특위 위원들과 함께 해군 2함대 사령부를 방문하고 실종자 수색과정에서 사망한 고 한주호 준위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한다. 또 구조된 승조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찾을 예정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2010-03-31 오전 11:23:47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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