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천안함

해안 통신병에게 핸드폰으로 알린 시간이 21시12분03초

호랑이277 2012. 5. 12. 18:27

[단독] 러시아, 천안함 침몰원인 ‘기뢰’ 추정

 

조사단 보고문서 단독입수
“CCTV 끊긴 시간 21시17분” 한국발표 시각보다 4분 빨라
국방부 “CCTV 시각 오류 탓”


 

지난 5월31일부터 6월7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천안함 침몰 사고를 직접 조사했던 러시아 조사단이 사고 원인은 ‘외부의 비접촉 수중 폭발’에 의한 것이지만, 어뢰가 아니라 기뢰 폭발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 조사단은 특히 사고 시각과 관련해 천안함 내부의 폐쇄회로티브이(CCTV) 마지막 촬영 시각(3월26일 밤 9시17분3초) 등을 근거로 한국의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폭발했다고 발표한 시간(밤 9시21분58초)에 의문을 나타냈다.

 

<한겨레>가 26일 단독으로 입수한 ‘한국 해군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러시아 해군 전문가그룹의 검토 결과 자료’라는 문서를 보면, 러시아 조사단은 “한국 쪽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한 폭발 시간(21시21분58초)은 사건 당일에 함선(천안함) 안의 전류가 끊어져 마지막으로 찍힌 동영상의 촬영 시간(21시17분3초)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합조단이 발표한 시각보다 최소한 4~5분가량 앞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 조사단은 “천안함에 탑승해 있던 승조원이 탑승 승조원들이 부상당했다고 해안 통신병에게 핸드폰으로 알린 시간이 21시12분03초”라며 “이 첫 통화시간 기록은 한국 쪽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러시아 조사단이 천안함 폭발 시점보다 더 이른 시각에 조난 신호를 보낸 사실을 파악했다”는 <한겨레> 보도( 천안함 조사 러시아 “1번어뢰, 침몰과 무관”)와 일치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시시티브이 시각은 실제 시각보다 3분47~50초가 차이가 있었는데,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당시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국방부는 “이미 공개한 것 이외에 천안함 승조원이 휴대폰으로 부상을 알리거나 한 기록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천안함의 스크루 손상과 관련해서도 러시아 조사단은 “해당 참사가 일어나기 전부터 해저면에 접촉돼 오른쪽 스크루 날개 모두(5개)와 왼쪽 스크루 날개 두 개가 손상을 받았다”고 적었다. 한마디로, 천안함이 바닥에 닿아 스크루가 깨지거나 휘었다는 것으로, 합조단의 공식 발표와 크게 차이가 난다.

 

러시아 조사단은 합조단이 천안함을 침몰시킨 ‘결정적 증거’로 내놓은 이른바 ‘1번 어뢰’와 관련해 “제시된 어뢰의 파편이 북한에서 제작된 것일 수는 있으나, 잉크로 쓰인 표시는 일반적인 표준(위치, 표기 방법)에 들어맞지 않는다”며 ‘1번’ 표시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사단은 이어 “제시된 어뢰의 파편을 육안으로 분석해 볼 때, 파편이 6개월 이상 수중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합조단은 육안으로 본 부식 정도로 볼 때, 어뢰 잔해가 1~2개월가량 바닷속에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조사단은 결론적으로 사고 원인에 대해 “접촉에 의하지 않은 외부의 수중 폭발이라는 주장이 확인됐다”면서도 “함선이 해안과 인접한 수심 낮은 해역을 항해하다가 우연히 프로펠러가 그물에 감겼으며, 수심 깊은 해역으로 빠져나오는 동안에 함선 아랫부분이 수뢰(기뢰) 안테나를 건드려 기폭장치를 작동시켜 폭발이 일어났다”고 추정했다.

 

이용인 손원제 기자 yyi@hani.co.kr

 

 

등록 : 2010.07.27 08:22 수정 : 2010.07.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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