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소나

해군의 입체 전력 동원·최적의 성능 소나 운용

호랑이277 2011. 11. 22. 16:54

 

                     전형적인 수중 음파전달 곡선. 섀도 존(Shadow Zone) 은 잠수함을 접촉하기 어려운 음영구역이다.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대잠전(ASW : Anti Submarine Warfare)이 화두다. 냉전시대 구소련은 350여 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당시 독일이 보유했던 잠수함 57척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았다. 따라서 대잠전은 미국과 나토 해군의 최대 과제였다.

1978년 필자가 미국 노퍽(Norfolk)에 소재한 대잠전학교에서 교육받을 당시, 미 해군은 대잠전이 최우선이다(ASW is Our Number-One-Priority)’라는 글귀의 스티커를 차량에 부착하고 다니게 할 정도로 중요시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되면서 소련의 잠수함 위협이 소멸되자 미 해군에서는 대잠전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됐다. 그런데 최근 중국이 잠수함 전력을 급격히 증강하자 헤리티지재단 등 미국 안보연구기관에서는 미 해군의 대잠전 강화를 주문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천안함 피격사건 직후 “천안함 소나에서 어뢰를 탐지하지 못했는데 당장 좋은 소나로 교체해야 되지 않느냐?” “음향감시체계(SOSUS : Sound Surveillance System)를 설치하면 되지 않느냐?” “우리도 500톤급 잠수함을 보유해야 되지 않느냐?” 등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포클랜드 전쟁 당시 아르헨티나 209 잠수함에서 어뢰 3발을 발사했으나 영국 함정에서 어뢰를 탐지하지 못했다. 미국 외에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SOSUS를 설치한 나라가 없고 미국도 다른 체계들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데 왜 SOSUS를 설치하자는 것인지? 500톤급 잠수함에는 잠수함 탐지용 소나를 설치할 수 없는데 무엇을 대상으로 운용할 것인지? 이해가 안 되는 점이 많았다. 대잠전 장비와 체계를 구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잠전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대잠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항공기, 수상함 및 잠수함까지 해군의 입체 전력이 동원되며 소나도 많은 종류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해군의 입체 전력과 다양한 소나를 최적의 방법으로 운용해야 하고 소나 성능에 악영향을 주는 함정의 자체소음과 소나와 연결된 회로의 상태도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대잠전에는 난제들이 첩첩산중.

잠수함에 천혜의 방호를 제공하고 있는 해양의 음향환경이 그것이다. 물속에 있는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음파의 전달은 잠수함에 절대로 유리하게 돼 있는데 이와 관련한 우리 해역의 특성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이다.

또 수중의 많은 잡음과 잠수함을 구별하는 난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기법도 개발, 숙달해야 한다. 대잠전은 무기체계 하나를, 탐지장비 하나를 증강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오케스트라처럼 모든 전력을 적절히 발전시키고 조화롭게 운용할 수 있는 전술을 개발해야 한다. 물론 고도의 전문지식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래서 “대잠전은 예술이다(ASW is an Art)”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잠수함은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지만 양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기술의 미비로 현대적인 대잠전은 수행되지 않았다. 잠수함 자체가 수중항해보다 수상항해를 위주로 하는 수준이었기에 항공기와 수상함의 레이더 및 시각에 의해 잠수함을 탐지했다. 소나에 의한 수중의 잠수함 탐지는 시각으로 접촉한 잠수함이 수중으로 사라지면 가까이 접근해서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료되자 기술의 발전으로 잠수함은 수상으로 올라올 필요가 없이 수중에서만 항해하는 진정한 잠수함이 됐고 소련이 막강한 잠수함함대를 구축하는 새로운 안보환경이 조성됐다. 1946년 소련 주재 미국 대리 대사 조지 캐넌이 소련 공산주의의 팽창을 우려하는 ‘정세분석전문’을 보고했고, 이에 따라 미국은 소련에 대한 봉쇄정책을 수립해 동ㆍ서 진영 간 냉전이 시작된 것이다.

1956년 소련의 해군참모총장이 된 고르시코프는 “오늘날 가장 위대한 힘은 해양력이며 현대전에서는 해군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해양전략이 지상전략보다 우선할 수 있으며 이제 소련은 세계적 역할 속에서 미래에 큰 몫을 맡아 해 낼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해군력 건설에 착수했다. 고르시코프는 미국의 거대한 수상함대와 강력한 조선산업에 대항하기 위해 잠수함을 위주로 하는 함대를 건설해 냉전 직전 원자력 탄도유도탄잠수함 62척, 원자력 공격잠수함 125척, 재래식 잠수함 166척 등 총 353척을 보유하고 있었다.

냉전 시 소련 및 동유럽 바르샤바조약군의 유럽 침공으로 제3차 세계대전 발발 시 소련 잠수함함대에 대한 미국의 대잠전 전략은 4개 개념으로 수립돼 있었다. ①소련의 원자력 탄도유도탄잠수함(SSBN)을 전쟁 발발 5분 이내 괴멸시키고, ②소련 잠수함함대의 대서양 진출을 차단하며 ③노르웨이해에 전개되는 항모타격단에 대한 대잠방어와 ④해상교통로 보호를 위한 상선 선단에 대한 방호를 실시하는 것이었다.

 

[출처 : http://www.koreadefence.net/bbs_detail.php?bbs_num=1088&tb=board_reader&b_category=&id=&pg=1]


<정성 박사·  한국국방연구원 초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