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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도발] ‘해군전술통제체제’에 드러난 도발현장

호랑이277 2012. 1. 28. 19:23

우리 해군은 지난 99년부터 KNTDS(Korea Navy Tactical Data
System·해군전술지위통제체제)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연평도 해역의
상황을 손바닥 보듯이 들여다볼 수 있는 첨단 지휘체계이다. 이에 따라
이번 북한의 서해도발 상황도 여기에 낱낱이 기록돼 있다.

극비인 이 KNTDS가 4일 사태조사에 나선 여야 의원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해군 2함대는 사태 당시의 KNTDS 컴퓨터 상황판을 되돌려 여야
의원들에게 설명했고, 의원들은 이를 통해 서해교전 당일 우리 어선의
어로저지선 침범은 없었으며, 북측의 ‘계획된 도발’을 명백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군사통인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의원을 통해
북한 도발 당시의 KNTDS 컴퓨터 상황판을 재현해 본다. 이 상황판은 한
쪽 벽면을 덮을 정도의 크기로 선박의 움직임은 물론, 대형 포탄의
궤도까지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고 한다.

◆ NLL 침범

6월 29일 오전 9시50분까지만 해도 상황판은 평화로웠다. 청색 계통의
바탕화면 위에 56개의 주황색 점이 NLL(북방한계선·붉은 선으로 표시됨)
남쪽의 어로통제선(붉은 선으로 나타남)과 어로한계선 사이에 찍혀
있었다. 주황색은 해군 범례에 따라 어선을 표시하는 기호이다. 28개
어선은 꽃게 어장에 들어가 있었고 나머지는 일반 조업중이었다. 해군
고속정임을 알리는 6개의 기호는 어로저지선 바로 북쪽에서 어선의
조업을 감독하고 있었다. 고속정은 하얀색 사각형 안에 녹색 동그라미가
그려진 모습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그러나 북측 상황은 다른 때와 달랐다. 우선 NLL(북방한계선·붉은
선으로 타나남) 북쪽에 북측 어선이 한 척도 없었다. 꽃게잡이철에 이런
일은 거의 없었다. 북측 경비정임을 알리는 붉은색의 기호는 단 두개가
찍히는 데 불과했다. 이 붉은 점 중의 하나가 무력도발을 한 경비정
688함이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해군2함대 지휘관들은 북측 해역에
어선이 없는 것을 이상한 징후로 느끼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9시54분 붉은 점 1개가 남하하면서 NLL을 침범하는 것이 나타났다. 우리
고속정인 녹색 기호 6개 중 2개가 여기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차단 기동,
이른바 ‘몸싸움’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10시1분 붉은 기호 또
하나(문제의 북한 688함)가 NLL을 넘어섰다. 기호가 빠른 속도로
남하하는 게 상황판에 나타났다.

 



◆ 피격

우리 측 녹색 기호 2개가 붉은 기호(북측 688함)를 막기 위해 북측으로
향했다. 녹색 기호 1개(358호)가 먼저 붉은 기호 바로 앞(500m 전방)을
지나쳐 배후로 돌았다. 뒤따르던 또 하나의 녹색 기호(357호)가 다시
붉은 기호 앞을 가로막는 순간(10시25분)이었다. 갑자기 붉은 기호쪽에서
붉은 실선이 나타났다. 85㎜포의 궤적이 상황판에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측 357함은 옆구리가 노출된 상태에서 피격당한 것이
명백했다.

그 직후 우리 측 358함, 357함, 북측 688함에서 붉은 실선이 계속
나타났다. 교전 상황이었다. 박세환 의원은 “화면상에 포격은 붉은 점이
언뜻 스쳐가는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때 먼저 내려왔던 북한
경비정은 북측으로 돌아갔고, 그 배에 붙어있던 우리 측 고속정도 교전
현장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나타났다.

교전 지역으로부터 13㎞ 후방에 있던 또 다른 녹색 기호 2개가 북상하기
시작했다. 우리 측 초계함이었다. 초계함은 우리 어선군(群)의 양쪽에서
경비중이었다. 그러나 초계함의 북상은 지그재그식이었다고 한다. 어망
등 장애물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초계함에서도 붉은 선이 나타났다.
76㎜포를 발사하는 것이라고 의원들은 말했다. 우리 어선인 56개의
주황색 기호 중 일부는 남쪽으로 이동했으나 일부는 계속 어장에
머물렀다. 그러나 한 개의 점도 어로통제선을 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북측 퇴각

10시50분. 교전지역에 있던 우리 고속정 녹색 기호 6개가 갑자기
흩어지기 시작했다. 천용택 의원은 “이때 북측 후방에 있던 유도탄정의
스틱스 미사일 레이더가 가동돼 우리 2함대 사령관이 고속정 편대에
흩어지라고 명령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 사이 10시54분 도발을 감행한 북측 688함은 NLL을 넘어갔다. 이
시각까지도 북측 어선은 단 한 척도 없었다. 공격계획에 따라 미리
어선들을 소개한 것이 명백했다고 양당 의원들은 전했다.

 

입력 : 2002.07.05 19:36

 

[출처 : http://issue.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1/10/200911100145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