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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후 1초까지… 천안함 배밑 이렇게 찌그러졌다

호랑이277 2011. 8. 13. 19:05

 

 

 

 

천안함의 폭발이 시작된 시점부터 0.5초가 지난 이후의 모습을 시뮬레이션한 영상이 처음 공개됐다. 20일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 당시에는 폭발 시점부터 0.5초까지의 영상만 공개된 바 있다.

정정훈 한국기계연구원 시스템엔지니어링연구본부장은 천안함의 최초 폭발 시점에서 0.5초가 지난 시점부터 1초까지의 시뮬레이션 영상을 27일 동아일보에 공개했다. 정 본부장은 합조단 선체구조분과에 소속돼 천안함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왔다.

이 영상은 천안함 아래에서 수중 폭발이 일어났다고 가정하고 폭발력으로 인해 선체의 밑 부분과 기관실이 변형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폭발 시점부터 1초가 지난 시점의 배 밑 부분을 보면 지난번 공개분보다 찢긴 부분의 폭이 좁아지고 위쪽으로 더 많이 찌그러져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난다. 기관실도 당시 영상에 비해 선체 벽면이 더 많이 뜯겨 나간다.

정 본부장은 “합조단 발표 전날 이미 1초 시점까지의 시뮬레이션을 끝냈지만 동영상으로 만들 시간이 부족해 0.5초까지만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안함이 두 동강 나는 시점까지 보여주려면 폭발 후 최소 1.5초가 지난 시점까지 시뮬레이션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폭발로 발생한 공기방울(버블제트)이 천안함에 한 번 더 충격을 가하는 시점이 폭발 1.1초 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어뢰의 성능을 바탕으로 이르면 7월 10일까지 시뮬레이션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0년 05월 28일 대전=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출처 : http://news.dongascience.com/HTML/News/2010/05/28/20100528100000185442/201005281000001854420118000000.html]



▲ 동영상 = 천안함 기관실 폭발 시뮬레이션


 



▲ 동영상 = 천안함 폭발 시뮬레이션(배 밑부분)

 

 

《‘일주일만 더 있었다면….’ 천안함 조사결과 공식발표를 닷새 앞둔 15일, 침몰 순간을 재현할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실행(RUN)’ 메뉴를 실행하려던 정정훈 한국기계연구원 시스템엔지니어링연구본부장의 손이 머뭇거렸다. 일주일만 더 있었다면 천안함이 두 동강 나는 과정 전체를 보여줄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발표날까지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은 폭발 뒤부터 1초뿐. 침몰 과정 전체를 보여주려면 적어도 1.5초가 필요했다. 하지만 더 늦출 수는 없었다. 시뮬레이션을 끝내려면 5일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은 시작해야 했다. 정 본부장은 마침내 버튼을 눌렀다. 이제는 5일 동안 컴퓨터를 보며 오류가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 수중폭발 시뮬레이션 제작 원리

정 본부장은 민군 합동조사단 선체구조분과에서 천안함이 어떻게 두 동강났는지를 밝히는 시뮬레이션 작업을 맡았다. 15일만 해도 ‘시뮬레이션 결과만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주변의 기대가 집중돼 부담이 컸다. 이날 오전 폭발 원인으로 발표된 어뢰가 인양됐지만 그 소식은 정 본부장에게 전달되지 않은 상태였다.

폭발력이나 폭발 위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수중폭발 시뮬레이션은 어떻게 만들까. 두 단계가 필요하다. 먼저 선체의 파손 정도를 토대로 탄두 중량과 폭발 수심을 어림잡아 찾아낸다. 두 값을 다양하게 입력한 뒤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파손과 가장 비슷한 상황을 찾는다. 합조단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탄두 중량은 TNT 250kg, 폭발 수심은 6∼9m”이라고 발표했다.

폭발 상황이 드러나면 이번엔 폭발로 배가 어떻게 변형됐는가를 재현한다. 이 시뮬레이션은 오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선체를 가상으로 잘게 쪼개고 각 부분(요소)의 특성을 입력해 외부 충격으로 어떻게 배가 변형됐는가를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산은 컴퓨터가 하지만 선체를 가상으로 구분해 특성을 입력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정 본부장은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 당시 ‘5월 20일 발표’라는 기한에 맞추기 위해 상세히 재현할 선체 부분을 골라야 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절단면에 집중하기로 했다. 폭발과 가까운 선체 중앙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5cm인 요소로 나누고, 비교적 온전하게 남은 함수와 함미는 30cm로 나눴다.

 

선체만 나눈다고 끝이 아니다. 배가 물 위에 뜬 상태와 배 안의 빈 공간을 표현하려면 물과 공기도 포함해야 한다. 하지만 배 전체를 에워싸는 물과 공기를 요소별로 입력하고 계산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연구팀은 절단면을 중심으로 길이 32m, 폭 22m, 높이 22m인 물-공기 직육면체를 만든 뒤 이를 15cm 간격으로 나눴다.

이렇게 쪼갠 선체-물-공기-(폭약)의 요소는 총 203만3162개. 연구팀은 요소별로 물리적 특성을 수치로 입력했다. 특히 선체에는 다양한 부품과 보강재가 들어 있어 강도와 무게를 따로 산출해야 한다. 유실된 기관실만 해도 발전기와 가스터빈이 있고 이를 선체 바닥과 띄우는 받침대가 있다. 물질별 특성을 따로 입력하고 발전기와 가스터빈은 함께 움직이도록 하나로 만드는 작업도 필요했다.

○ 천안함 폭발 뒤 1초까지 재현

현재까지 완성된 시뮬레이션은 폭발 뒤 1초까지 선체가 어떻게 변형됐는가를 재현했다. 특히 유실된 부분이 어떻게 떨어져 나갔는지 세밀하게 보여준다. 정 본부장은 20일 합조단 발표 당시 보여주지 못했던 폭발 0.5초 이후∼1초까지의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충격을 받은 발전기가 우측으로 밀려나며 벽면과 함께 뜯겨져 나갔다”며 “오른쪽이 더 많이 유실된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합조단 발표까지는 전체 상황을 동영상으로 만들 시간이 없었다”며 “당시 0.5초까지만 영상을 공개했으며 나머지 0.5초는 이번에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뮬레이션 결과는 전체 발표에 포함됐다.

연구팀은 앞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뮬레이션을 보완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성과가 바탕이 됐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인양된 천안함의 ‘삼차원 스캔 영상’과 상당히 일치했다.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드는 방식이 맞았다는 증거다. 실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어뢰도 발견돼 더 정확한 초기 조건을 입력할 수 있게 됐다. 정 본부장은 “이번에 발견된 어뢰는 ‘RDX’라는 화약성분이 포함돼 처음 가정한 폭발력인 TNT 250kg보다 1.4∼2배 정도 강할 것”이라며 “새로운 조건과 배 전체를 아우르는 물-선체-공기 요소를 포함해 이르면 7월 10일까지 완벽히 침몰 순간을 재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이번 사건에 사용한 수중폭발 시뮬레이션은 수중폭발에 잘 견디는 튼튼한 함정을 설계하기 위해 지난해 개발했던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침몰한 함정의 원인을 밝히는 데 사용될 줄은 전혀 몰랐죠. 앞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사고가 일어나도 천천히 가라앉는 함정을 설계해야 합니다. 침몰 시간이 길어야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기사입력 2010-05-28 03:00:00 기사수정 2010-05-28 15:49:15  대전=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출처 : http://news.donga.com/Society/3/03/20100528/28663659/1]